가난한 자는 보리밥을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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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신선대 오르기 - 정상의 장사진 [지역] 메타포로서의 인천

지난 주 도봉산에 올랐다.

그 동안 북한산은 수 차례 올랐지만
(심지어 크라운제과 공채 당시엔 등산 면접이라하여 북한산을 오르락내리락 한 적도 있었으니까)
도봉산은 정상 부근 암벽의 포스 탓에 쉽게 택하지 못했다,
인천서 가기 멀기도 하거니와.

늘 망설이던 차에 긴 추석 연휴를 맞아 한번 오르기로 하고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동암에서 1시간 30분 걸려 도착한 도봉산역.
도봉산역 1번 출구로 나와 사람들이 가는 곳을 쫓다보면 도봉산이 나온다,
초행이더라도 앞사람만 쫓다보면 쉬이 찾을 수 있어 설명은 생략한다.
사람들을 따라 걷노라면 어느새 북한산국립공원에 속한 도봉산 안내소에 다다른다.
코스가 제법 다양하다.
검둥개는 짥고 굵은 자운봉 코스를 선택했다.

탐방로와 정상으로 나뉘는 갈림길에서 계곡을 끼고 오르는 산길을 따라 걷는다.
산은 태생이 습한 곳이라 하였는데, 하늘 높이 해가 솟은 초가을 정오에도 습함은 가시지 않았다. 
더군다나 큰 비가 찾아온 뒤라 등산로 조차 개울이 되어있었다.

물과 바람이 잦은 바위산이라 그럴까,
소위 인절미 바위라 불리우는 돌덩이 하나가 눈을 잡아끈다,

인절미 바위는 풍화착용에 의해 바위가 갈라지고 쪼개지는 증상(?)을 앓고 있다고 한다,
왜 하필 그 바위에게만, 이라는 생각을 뒤로 하고 오른다.

군생활의 반을 금학산(철원, 947미터) 정상 초소에서 보낸지라 산 타는데 자신 있었는데,
도봉산은 그 높이가 북한산보다 낮음에도 쉽지 않았다.

산을 오를 때 물을 마시거나, 쉬거나 하지 않는데 정상에 오르기까지 두어번 쉬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내 뒤를 쫓는 다른 많은 등산객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숨이 턱턱 막혀 신선대를 700미터 남긴 지점에서 마지막으로 숨돌리며 정상 오르기 위한 힘을 모았다.
고개를 돌려 보니 맑은 날씨에 서울 전경이 다보였다.
심지어 검둥개가 일하는 강남까지.
추석 연휴 끝나고 다시 출근할 생각하니 기운이 불끈 솟았다(읭?).

정상을 향해 걷는데 이때부턴 사진 찍기가 힘들었다,
경사가 말이지.
도봉산 신선대 오르는 길은 만만찮았다, 경사가 말이지.
더 경악할만한 것은 그 경사를 천천히 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뒷사람, 앞사람 흐름까지 맞춰 올라야한다는 것.

난 아찔했다만,
그래도 정상에 오르니 좋았다.
전망도 탁,
정상 난간에는 사람이 많아 오를 엄두는 못 냈지만 절벽에 걸터 앉아 바람쐬며 올라오는 이들 바라보는 게 제법 신선 노릇이었다.
오르고 난 다음에 알게 된 사실인데 사실 내가 있던 곳은 자운봉이 아닌 신선대였다,
자운봉은 신선대 옆에 불쑥 솓아올라있었다.
(사진에 사람 형상은 사람 맞다, 어떻게 올라갔는지...)
캔커피를 다 비운 다음, 하산했다.

오른 길 그대로 내려가는데 오후가 한창인데도 많은사람이 올라오고 있었다.

오를 때 내 한 몸 추스리느라 바라보지 못한 주위를 보니
츄리닝 차림의 젊은 연인, 동남아 친구들, 백인 언니들도 눈에 많이 띄는 것이 제법 신선했다,
사실 온갖 장비와 브랜드로 치장한 브랜드 셔틀 중년들 보는 것은 질리니까.
 
계곡에서 땀도 식혔다.
큰 비 뒤라 물이 풍성했다.
완전히 산을 내려와 던킨도넛츠에서 커피를 시키고 시계를 보니 
산을 탄지 3시간 조금 안 되었다.

다음 번엔 좀 더 긴 코스를 타기로 맘 먹으며
따스한 커피를 목으로 넘겼다.

부암갈비, 인천 간석동 돼지생갈비 [지역] 메타포로서의 인천

인천은 오래된 도시다.

경상도의 경주나 상주, 전라도의 전주, 나주처럼 전통적으로 오래된 고장이라는 뜻은 물론 아니다.

다만 개항을 통하여 모던이란 것을 일찍 맞이하였기에 근대 라는 관점에서 볼 때 오래되었다는 말.


하여 (특히 신포동 일대에) 특색 있는 맛집이나 먹을거리가 참 많다, 신포 닭강정, 요새 뜨는 야채치킨, 중국인거리, 산동만두 등.
허나 이 포스팅에서 소개하는 맛집은 지역특산물(?)은 아니다, 일종의 대폿집이랄까?

부암갈비 라고 하여 집 근처에 잘 가는 고깃집이 있고, 이번 주 다녀와 간략하게 글로 남긴다.

간석오거리에서 간석시장쪽으로 들어오다보면 작은 4거리가 있다. 그 4거리 인근(옛날 구월주공 가는 길)에 이 집이 있다.

이 집에 메뉴는 단 두가지이다.
돼지갈비와 돼지양념갈비, 가게 사장님의 아들로 추정되는 작은 사장님은 양념은 시키지 말라고 한다.
(이유는 직접 물어보고 알려주시길) 가격은 갈비 1대에 만원.

기본 상차림은 다음과 같다.
돼지갈비와 갓김치, 갈치속적, 고추간장절임 외 쌈.
제일 중요한 고기, 이보다 신선한 돼지 생갈비를 본 적 없다.
고기에 소금을 뿌려 그대로 불에 올려 굽는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익힌 고기를 갓김치와 갈치속젖과 함께 먹는다는 것,
별미이다.

이 집은 끼니를 때울 장소보다는 경유하는 술집으로 이해하는 게 좋다, 냉면을 팔지 않는다면 설명이 될까.
대신 가격이 착하다, 오면 알듯.
남자 3명이 가서 갈비 3대와 소주 3병을 마셔도 4만원 안팎이다.

그래서 그런지 늘 사람이 북적인다.
최근에 가게를 확장했다,
다행이다. 기다리는 시간이 줄게 되었으니.

군침 도는 자리 앞에 하릴 없이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고문이니까.

* 일전에 포스팅이 잘 못 되어 다시 올림.
그런데 네이버 검색을 통한 부암갈비 유입이 늘어나는 느낌,
기분탓인가...


아이폰과 노키아 익스프레스 뮤직 비교해보니 [IT] Archive

본 포스팅은 전혀 Geek하지 않은 여염집 아이폰 유저가
주말 내내 노키아 익스프레스뮤직을 갖고 놀다가 든 느낌을 올린 글.

아이폰은 구글의 누군가 그랬듯이 북한, 아니면
배타적 선민들만 모여놀기에 아주 센 흑인 기도횽아가 지키는 청담동의 어느 클럽.

노키아 익스프레스뮤직은 아마도 USB 이고 MP3 이며 심지어 와이파이 지원되는 휴대폰(블루투스 역시 관대하여),
적당한 룰만 지키면 입장 가능한 홍대앞 클럽.

아이폰은 그 배타성 안에 푹 빠진다면야,
부드러운 손끝만으로 놀만큼 놀아본 그녀의 무궁무진하고도 화려한 매력을 열어젖힐 수 있는
시크한 도시남자(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하겠지).

그에 반해 노키아 익스프레스 뮤직은
인간의 진화야말로 도구에 의하여 증거된다는 호모 파베르,
매력은 아직 부족한, 핀란드 휘바숲에서 갓 상경한 20대 그녀.  

(감압식과 정전기 방식의 차이를 묘사한 것이니 오해는 없으시길)

개인적으로 당분간은
손 하나 슬쩍 대면 해결되는 우아하지만 배타적인 사교클럽에서 놀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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