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나는 왜 불교도가 아닌가'라는 물음과 다른 화두이다.
적어도 무신론자인 내게 있어서.
(주)예수그리스도 라는 비아냥과 지옥 마케팅이라는 혐오적인 전략 속에
많은 antichrist superstar를 양산해내는 작금의 상황에서 더더욱 말이다.
백인, 구라파, 영어 등, 기득권 혹은 주류로 상징되는 모든 것이 주는 후광을 기독교가 누리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지금도 이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내가 기독교인이 아닌 까닭은 뭘까?
악마의 피가 흐르고(악숭 따위?) 이명박을 싫어하고(그 사람이 불교도라고 해도 싫어했을거다)
그 다른 피상적인 혹은 존재론적인 이유는 아닌 것 같다.
'사막의 잡신'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사람들 때문인 것 같다.
아마도 명동 근처에서 매일 저주를 퍼붓는 아줌마들, 지하철에서 죽음의 말을 내지르는 아저씨들,
용산역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찌라시 날아주는 등 굽은 할머니의 처량한 눈빛 때문에.
그 언젠가 탁월한 과학자일수록 신을 믿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을 읽은 것 같다.
자기의 논리와 사고가 규명하지 못하는 차원의 문제와 현상.
(그건 그 사람들의 오만 때문이고!)
신이 있다면 지상의 비극이 왜 있겠냐고, 자연의 섭리는 신의 기적이 아니면 이룰 수 없다고,
우리의 내세는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이런 패배주의적인 이유 때문에 무신론자는 아니니까.
다들 이대로 다만 눈 감으면 아무 것도 아닌 체 잊혀지게 될까봐 두려운 거 아니겠어, 다들?
인간폭탄이 되어 순교하면 천국에 가 세상 아름다운 것에 둘러쌓여 영생할 거 라는
중동 아저씨의 꼬드김에 넘어갈 환경도 아니고.
그저 직감적으로 그것은 아니라고 느끼니까.
그렇기 때문에 단지 '기독교인'은 아니라는 데 손모가지를 걸겠어, 당신은?
추신: 버트란드 러셀의 책을 선물한 진규에게 감사한다.
- 2009/01/26 15:56
- scartissue.egloos.com/4092366
- 덧글수 : 2



덧글
미리내 2009/01/29 21:53 # 삭제 답글
제 기독교 비판글을 링크합니다.
검둥개 2009/01/30 22:02 # 답글
장문의 글 잘 읽었습니다.무척 심도 있고 전문적인 글에 감정에 치우쳐 작성된 치기어린 제 글이 한없이 부끄럽네요.
다만 이론적이기에 앞서 감정적으로 밖에 이 문제를 볼 수 없게 만든
시스템의 재앙 탓으로 제 감상의 민망함을 달래고자 합니다.